한동훈은 '격차', 이재명은 '독도'… 여야 '백드롭'에 담긴 정치학[한국일보, 2024.09.15.]

  • 등록: 2024.09.19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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◎ 한동훈은 '격차', 이재명은 '독도'… 여야 '백드롭'에 담긴 정치학
與 '김포 편입·국회 이전' 공약 담아 / "응급실 뺑뺑이" 정부 비판한 野
과거 발언·그림 활용해 메시지 전달
[한국일보, 2024년 9월 15일]

○ '백드롭'(뒷걸개)은 단순한 배경이 아님

- 여야 대표가 회의실이나 행사장에서 발언하는 동안 각 당이 내세우는 메시지를 한눈에 표현하기 위한 수단임
: 여야는 정책 비전부터 상대를 향한 비판까지 다양한 내용을 수시로 바꿈
: 때로는 의미를 담은 사진으로 시선을 집중시킴
: 최근 여야 신임 지도부가 출범하면서 '메시지 전쟁'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음

◇ 與 총선 공약·정책 띄우기

-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취임한 직후인 7월 25일 당 회의실에는 '국민과 함께 미래로 갑니다'라는 백드롭이 붙었음
: 전당대회 내내 민심을 강조했던 한 대표 발언의 연장선이었음
: 한 대표 취임 한 달을 맞아 백드롭은 '차이는 좁히고 기회는 넓히고'로 교체됐음
: '1호 특위'로 출범시킨 격차해소특별위원회와 맞물린 메시지임
: 지난 1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회담에서 한 대표는 당시 민주당 백드롭('새로운 민주당, 다시 뛰는 대한민국')과 비교해 "전통적인 기준으로 보면 양당의 슬로건이 서로 바뀐 게 아니냐"고 언급했음

- 한 대표가 지난해 12월 비상대책위원장으로 4월 총선을 진두지휘할 때 당은 백드롭에 주요 정책 공약을 부각했음
: 2월 '김포시 서울 편입론'을 띄우자, 중앙당사 백드롭에는 목련 그림과 함께 '봄이 오면 국민의 삶이 피어납니다'라는 문구가 등장했음
: 3월 27일 '국회 세종시 완전 이전'을 공약으로 발표한 날에는 '4월 10일 '여의도 정치'를 끝내는 날'이라며 문구를 당사에 내걸었음

◇ 독도·이순신 사진 내건 野

- 민주당은 최근 윤석열 정부를 향해 비판 메시지를 백드롭에 주로 활용하고 있음
: 추석 연휴를 앞두고 응급실 공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자 민주당은 지난 9일 최고위원회의 백드롭 문구를 '응급실 뺑뺑이 정부는 왜 있습니까?'로 교체했음
: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이날 회의에서 "정부·여당이 자존심보다는 국민 생명을 지킨다는 자세로 임해달라"며 의료대란 해결을 촉구했음

- '독도 지우기',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' 등 윤석열 정부를 향한 친일 공세도 백드롭을 통해 부각했음
: 독도 조형물 철거 문제와 관련해 '독도 지우기 진상조사단'을 발족한 지난달 26일 국회 민주당 회의장에는 독도 사진이 배경으로 붙었음
: 지난해 7월, 민주당은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반대 메시지로, 이순신 장군 동상 사진을 활용했음
: 당시 백드롭에는 '국민 안전 수호, 후쿠시마 핵오염수 해양투기 반대' 문구가 있었음

◇ 文 발언 백드롭에 담아 비꼬기도

- 슬로건 대신 특정인의 과거 발언으로 백드롭을 활용하는 경우도 있

- 상대 정당을 헐뜯거나 정쟁에만 매몰된 메시지를 과도하게 활용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됨
: 사회 전체적으로 정치에 대한 신뢰가 낮은 상황에서, 정치권 스스로 국민들의 불신을 더 키울 수 있다는 이유에서임

- 박상병 정치평론가
: "백드롭은 각 당이 집중하고 있는 주제를 함축적으로 보여주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할 때 효과적“
: "오히려 자신들의 것이 아니라 남의 것을 얘기하고, 공세에만 메시지가 쏠리면 국민들의 피로감만 유발할 수 있다"고 조언했음

○ 링크 - 한동훈은격차이재명은독도여야백드롭에담긴정치학[한국일보, 2024.09.15.]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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