"1740년대 유럽 고지도서 한국해 표기 찾아냈죠"[한경, 2025.01.05.]
◎ "1740년대 유럽 고지도서 한국해 표기 찾아냈죠" '동해' 표기 고지도 수집가 유디트 크빈테른 씨 강원 동해시에 '동해지도 전시관' / 獨 출신 지한파, 유럽고지도 수집 "한국 사람끼리 '주장'만으론 한계" [한경, 2025년 1월 5일] ○ “동해가 예뻐서 보러 오면 뭐 합니까. 자기 이름을 찾아줘야죠.” - 지난달 말 방문한 강원 동해시 묵호진동 : 동해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언덕 위에 다소 이질적인 건물이 있음 : 한국식 기와지붕이 덮인 흰색 벽에는 유럽식 그릇과 소품이 장식돼 있음 - 대문 옆에는 ‘독일 여자 유디트가 동해 고(古)지도와 독도 지도를 전시하는 집’이라는 문패가 걸려 있음 : 개관한 지 이제 막 2주차에 접어든 무료 전시관 겸 유럽 소품 판매점임 : 이곳엔 동해가 ‘한국해’로 표기된 고지도 4점의 실물과 이에 관한 설명이 담긴 영상이 전시돼 있음 - 이곳 주인은 독일 괴팅겐 출신 유디트 크빈테른 씨(52)임 : 그는 20여년 전 독일에서 철학박사 과정을 밟던 남편 이희원 씨(63)를 만나 결혼한 뒤 2000년 한국에 정착했음 : 한양대 안산캠퍼스와 강릉원주대 등에서 11년간 독문학 초빙교수로 일한 그는 요즘 고지도에 꽂혀 있음 - 2023년 3월 독일 퓌르스텐베르크를 방문한 게 계기가 됐음 : 당시 이들 부부는 도자기로 유명한 퓌르스텐베르크에서 한국에 들여올 빈티지 물건을 찾고 있었음 : 경기 여주에서 운영 중인 창고형 가게에서 판매할 유럽 앤티크 소품을 찾아보기 위해서였음 : 당시 들른 도자기박물관에서 크빈테른씨의 눈에 들어온 건 옛날 지도였음 : 1744년 영국에서 제작된 세계지도에 한국의 동해가 ‘한국해(Sea of Corea)’로 적혀 있는 걸 발견하면서음 - 그는 “너무 놀라웠다”고 했음 : 한국에 대한 애정이 넘치는 크빈테른씨는 300~400년 전엔 이역만리 떨어진 곳에서도 동해를 한국의 바다로 인정하고 있었다는 사실에 머리를 한 대 얻어맞은 기분이었음 : 일제강점기를 전후로 국제 사회에서 동해가 일본해로 인식되기 시작했기 때문임 : 그는 “동해에 자기 이름을 찾아줘야 한다”는 남편의 말에 “한국의 동해를 찾아온 많은 외국인 여행객은 정작 ‘일본해가 아름답다’고 생각하고 있을 것”이라고 동조했음 - 이후 크빈테른씨는 동해를 한국의 바다로 명시한 고지도를 수집해야겠다고 생각했음 : 유럽 고서점을 찾아다니기 시작했음 : 첫 구매품은 2023년 여름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에 갔을 때 나왔음 : 한 고서점에서 1765년 프랑스 파리에서 제작된 아시아 지도를 팔고 있었는데, 동해가 ‘한국해(Mer de Coree)’로 적혀 있었음 : 그는 200유로(약 30만원)가량을 주고 그 지도를 샀음 - 현재까지 모은 고지도는 30개에 이름 : 이 중엔 한국해뿐만 아니라 ‘독도’라고 명시된 지도도 네 개 있음 : 가격은 제작 연도와 크기, 품질, 희소성 등에 따라 천차만별임 : 크빈테른씨가 가장 비싸게 주고 산 지도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1772년 제작된 세계지도로 약 500유로를 내고 한국에 들여왔음 : 크빈테른씨는 “고지도를 사 모으는 데만 거의 7000유로(약 1000만원)를 쓴 것 같다”고 말했음 - 크빈테른씨 : “한국 안에서 한국 사람끼리만 ‘동해는 한국 바다’ ‘독도는 한국 땅’이라고 말한다고 해결되는 게 아니다” : “동해 표기가 국제적으로 인정받으려면 더 노력해야 한다”고 덧붙였음 ○ 링크 - 고지도수집가[한경, 2025.01.05.]