[기획 르포-독도항로와 생태기록 ②] “바람 위를 나는 섬…독도 새들이 다시 쓴 생태 지도”[영남일보, 2026.04.28.]
◎ [기획 르포-독도항로와 생태기록 ②] “바람 위를 나는 섬…독도 새들이 다시 쓴 생태 지도” 강치 사라진 자리 메운 바닷새들…수온 상승에 번식·행동 변화 ‘뚜렷’ [영남일보, 2026년 4월 28일] ○ 대한민국 최동단 영토인 독도 - 동해 생태계의 전략적 요충지이자 '화산 지질학적' 가치가 높은 공간으로 평가받음 : 기후변화와 해양쓰레기, 그리고 지리적 접근성의 한계로 인해 자연환경에 대한 체계적인 기록은 여전히 부족한 실정임 - 동해 한가운데, 독도에 배가 닿는 순간 가장 먼저 귀를 채우는 것은 파도 소리가 아님 : 사방에서 쏟아지는 바닷새들의 울음이다. 절벽과 바위틈, 그리고 하늘과 바다의 경계까지 섬 전체가 거대한 '새들의 영역'처럼 요동침 : 독도는 행정적으로는 대한민국 영토지만, 현장에서 마주한 풍경은 분명 다름 : 이 작은 섬을 실제로 점유하고 있는 존재는 사람보다 훨씬 많은 바닷새들임 : 절벽은 둥지로 빼곡히 들어찼고, 해안선은 그들의 쉼터가 됐다. 그 중심에는 가장 흔하게 목격되는 괭이갈매기가 있음 : 사람을 경계하지 않는 태도도 눈에 뜨임 : 가까이 다가서면 몇 걸음 물러섰다가 이내 다시 제자리로 돌아옴 : 관광객이 떨어뜨린 먹이를 쫓아 낮게 선회하는 모습도 어렵지 않게 관찰됨 : 야생과 인간 환경의 경계가 흐려진, 변화의 징후임 - 섬에는 괭이갈매기뿐 아니라 슴새, 바다제비, 검은머리갈매기 등 다양한 바닷새가 공존함 : 각기 다른 종들이 이 좁은 공간을 나눠 쓰며 독특한 생태 균형을 유지해왔음 : 하지만 그 균형이 흔들리고 있음 - 경북대 추연식 교수(생물학과) : "동해 표층 수온이 장기적으로 상승하면서 오징어·정어리 등 주요 먹이 어종의 분포가 북상하거나 변동하고 있다“ : "먹이 기반이 흔들리면 최상위 소비자인 바닷새의 번식과 생존 전략도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"고 설명했음 - 실제 현장에서도 변화는 감지됨 : 번식 시기가 예년보다 앞당겨지거나, 일부 개체가 번식을 포기하는 사례가 보고되고 있음 : 먹이를 찾아 이동하는 경로 역시 과거와 달라졌다는 분석임 : 해양생태학자들은 이를 '연쇄 반응'으로 봄 - 추 교수 : "수온 상승은 단순히 물이 따뜻해지는 문제가 아니라, 플랑크톤부터 어류, 조류까지 이어지는 먹이망 전체를 바꾸는 요인“ : "독도처럼 면적이 좁고 대체 서식지가 없는 지역일수록 이런 변화에 훨씬 취약하다"고 지적했음 - 육상 생태계는 더 단순함 : 선착장 주변에서 확인되는 삽살개(천연기념물 제368호) 두 마리가 사실상 유일한 포유류임 : 경비 인력과 함께 생활하며 외부 침입을 감지하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, 이는 자연적으로 형성된 생태계와는 거리가 있음 - 독도의 생태 축은 이미 오래전 한 차례 크게 흔들린 적이 있음 : 과거 이 섬에는 바다사자과 포유류인 강치가 서식했음 : 바위를 점령하던 대형 포유류는 일제강점기 무분별한 포획으로 자취를 감췄고, 지금은 조형물로만 흔적이 남아 있음 : 전문가들은 이를 '생태계 공백'의 출발점으로 봄 - 임장원 독도관리사무소장 : "강치가 사라지면서 독도 생태계에서 포유류가 담당하던 역할이 완전히 비게 됐다“ : "이후 바닷새 개체수가 상대적으로 늘어나며 현재와 같은 구조가 형성된 것으로 볼 수 있다"고 설명했음 - 문제는 지금의 변화가 단순한 자연 적응을 넘어설 가능성임 : 특히 눈에 띄는 부분은 바닷새들의 행동 변화임 : 사람에 대한 경계심이 눈에 띄게 낮아졌음 : 과거라면 접근과 동시에 날아올랐을 거리에서, 이제는 몇 걸음만 물러난 뒤 다시 자리를 지킴 - 김기홍 울릉군청 해양수산과장 : "인간 활동에 반복적으로 노출되면서 '위험이 아니다'라는 학습이 이뤄졌을 가능성이 있다“ : "문제는 이런 변화가 번식 성공률 저하나 먹이 의존성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"이라고 우려했음 : 특히 관광객이 제공하는 음식물에 일부 개체가 의존할 경우, 자연 먹이 사슬이 교란될 수 있다는 지적임 - 독도는 여전히 거칠고 접근이 어려운 섬임 : 하지만 완전히 고립된 공간은 아님 : 사람의 발걸음, 남겨진 음식물, 반복되는 방문. 그 작은 변화들이 축적되며 생태계를 조금씩 바꾸고 있음 - 전문가들은 관리 방식의 전환 필요성도 강조함 - 국립해양환경 관련 기관 연구원들 : "독도는 단순한 영토 개념을 넘어 '취약한 해양 생태계'로 접근해야 한다“ : "관광객 행동 관리, 먹이 제공 금지, 번식기 출입 통제 등 보다 정교한 보호 정책이 필요하다"고 입을 모음 - '독도를 지킨다'는 말은 익숙함 : 지금 필요한 질문은 더 구체적임 : 무엇을, 어떻게 지킬 것인가 : 영토로서의 상징성인지, 땅 자체인지, 아니면 그 위에서 살아가는 생명들인지에 대한 고민임 - 바람이 거세지자 하늘을 돌던 새들이 일제히 방향을 틀었음 : 그 장면은 말없이 보여줌 : 지금 이 순간, 이 섬을 실제로 살아 움직이게 하는 존재가 누구인지를 ◇ 황의욱 교수 "번식·이동 시기 흔들려…먹이 환경 변화가 원인" - 독도 주변 해역에서 조류의 번식과 이동 시기가 흔들리고 있다는 진단이 나왔음 - 경북대학교 황의욱 교수(생물교육과), 지난 27일 영남일보와의 인터뷰에서 : "독도는 늘 같아 보이지만, 기록을 쌓아보면 분명히 달라지고 있다"고 말했음 : 그는 20년 넘게 독도 주변 해역과 조류를 연구해 왔으며, 지금의 변화가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지속적인 흐름이라고 강조했음 : 황 교수에 따르면 과거에는 일정한 시기와 패턴이 유지됐지만 최근 들어 번식 시기가 불안정해졌음 : 일부 개체는 번식이 늦어지고, 일부는 아예 번식을 포기하는 사례도 관찰됐다고 전했음 : 그는 이런 변화가 해수 온도 상승과 해류 변화로 어군 분포가 달라진 데서 비롯됐다고 설명했음 - 먹이 환경의 변화는 곧바로 조류의 생존과 번식에 영향을 줌 : 황 교수, "먹이를 찾는 시간이 길어지면 그만큼 번식 성공률이 떨어진다"며 "결국 개체 수 변화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"고 말했음 : 괭이갈매기뿐 아니라 슴새, 바다제비류 등 주요 해양조류 전반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음 - 이동 시기의 불확실성도 커지고 있음 : 황 교수는 철새의 이동 시기가 예전보다 흐려졌고, 도착 시점이 늦어지거나 변동 폭이 커졌다고 설명했음 : 그는 독도를 "환경 변화가 빠르게 드러나는 지점"으로 규정하며, 면적이 좁고 생태계가 단순해 외부 요인에 민감하다고 덧붙였음 - 인위적 영향에 대해서도 주의가 필요하다고 했음 : 황 교수는 작은 섬일수록 인간 활동의 영향이 누적되기 쉽고, 직접적인 교란이 아니더라도 환경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음 : 현재 가장 필요한 대응으로 장기 모니터링을 꼽았음 - 황 교수는 단편적인 조사로는 흐름을 읽기 어렵다며 꾸준한 데이터 축적의 중요성을 강조했음 : 그는 조류가 환경 변화를 가장 먼저 보여주는 지표라고 말하며, 독도에서 확인되는 변화가 지역 차원을 넘어선 신호일 수 있다고 설명했음 - 독도는 여전히 다양한 조류가 찾는 공간임 : 다만 그 이용 방식과 패턴은 서서히 달라지고 있음 : 전문가들은 이 변화의 방향을 읽어내는 일이 앞으로 더 중요해질 것으로 보고 있음 ○ 링크 - 독도새들이다시쓴생태지도[영남일보, 2026.04.28.]