[기획 르포:독도가 운다-위기의 생태] “독도 바다의 경고”…사라지는 오징어, 밀려오는 열대어[영남일보, 2026.05.14.]
◎ [기획 르포:독도가 운다-위기의 생태] “독도 바다의 경고”…사라지는 오징어, 밀려오는 열대어 수온 25.8℃까지 오른 독도 앞바다…동해 생태계 급변 [영남일보, 2026년 5월 14일] ○ 수온 25.8℃까지 오른 독도 앞바다, 동해 생태계 급변 - 독도는 동해 생태계의 전략적 요충지이자 화산 지질학적 가치가 높음 : 기후변화와 해양 쓰레기 문제, 그리고 지리적 접근성의 한계로 독도의 자연환경에 대한 체계적인 기록과 관리는 여전히 부족한 실정임 : 독도 주변 해역은 동한난류의 영향을 받아 수온과 해류가 크게 변화하는 지역임 : 이런 독특한 환경 덕분에 차가운 해수와 따뜻한 해수가 만나 다양한 어류가 서식하기에 좋은 환경을 갖추고 있음 - 지난 4일 독도 서도 인근 바다에 몸을 던진 다이버들이 천천히 수심 아래로 내려갔음 : 수면 아래 10m쯤 내려가자 짙푸른 동해 바다가 모습을 드러냈음 : 익숙해야 할 풍경들이 이들에게 낯설었음 : 바닷속 암반 주변으로 수백 마리의 자리돔 떼가 무리를 지어 움직였고, 30~40㎝급 부시리 떼가 빠른 속도로 다이버 곁을 스쳐 지나갔음 : 바위 틈에는 형형색색 무늬를 가진 아열대성 어류들이 숨어 있었음 : 몇 년 전만 해도 독도 바다에서 쉽게 보기 어려웠던 장면들임 - 이날 수중 촬영에 참여한 다이버 정영환(46) 씨 : "예전 독도 바다는 물속에 들어가면 차가운 느낌부터 달랐다“ : "요즘은 제주도 남쪽 바다에서 보던 어종들이 자꾸 눈에 띈다. 들어갈 때마다 바다가 달라지는 느낌"이라고 말했음 - 실제 이날 촬영된 독도 수중 생태계는 '차가운 동해'라는 표현과는 거리가 멀었음 : 수심 12m 암반 지대 곳곳은 하얗게 백화돼 있었음 : 과거 다시마와 미역이 빽빽하게 자리 잡았던 곳임 : 지금은 해조류 대신 따개비와 패각류, 부착생물들이 암반을 뒤덮고 있었음 : 일부 지점에서는 해조류 군락이 듬성듬성 남아 있을 뿐이었음 - 현장 다이버들은 이른바 '갯녹음' 현상이 독도 주변에서도 점점 뚜렷해지고 있다고 입을 모았음 - 숫자는 더 분명했음 : 국립수산과학원과 기상청 해양관측 자료 등을 종합하면 독도 앞바다 평균 해수면 온도는 최근 5년간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이고 있음 : 2021년 평균 24.3℃ 수준이던 해수온도는 지난해 25.8℃ 안팎까지 오른 것으로 분석됨 : 불과 몇 년 사이 1℃ 이상 상승한 셈임 - 해양 전문가들은 "바다에서 1℃ 상승은 육상 기온 변화와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로 생태계 충격이 크다"고 설명함 - 황의욱 경북대학교(생물교육과) 교수 : "독도 해역은 동해 변화가 가장 먼저 나타나는 상징적 공간“ : "현재 변화 속도라면 독도 바다는 이미 아열대화 초입 단계에 들어섰다고 봐야 한다"고 진단했음 : "난류 세력이 강해지면서 자리돔과 부시리 같은 난류성 어종 출현 빈도가 높아지고 있다“ : "반대로 냉수성 생물과 해조류 군락은 서식 환경 압박을 받는 상황"이라고 설명했음 - 독도 바다 변화는 이미 울릉도 어민들의 삶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음 - 김해수(70) 전국채낚기실무자 울릉군 총연합회장 : "예전에는 밤에 나가면 오징어가 바다에 깔렸다. 지금은 물이 달라졌다“ : "오징어 씨가 말랐다는 말이 괜히 나오는 게 아니다"라고 말했음 - 실제 울릉도 오징어 어획량은 최근 수년간 급격한 감소 흐름을 이어가고 있음 : 한때 여름 밤바다를 환하게 밝히던 채낚기 어선 불빛도 예전보다 크게 줄었음 : 지역 경제를 떠받치던 대표 수산자원이 흔들리기 시작한 것임 - 김기홍 울릉군청 해양수산과장 : "현장 어민들 반응을 들어보면 예전과 어장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다는 이야기가 많다“ : "오징어 조업은 갈수록 어려워지고 대신 부시리·방어류 어획 이야기는 늘고 있다"고 말했음 : "어종 변화는 단순한 생태 문제가 아니라 울릉·독도 어업 기반과 직결된 문제“ : "조업 거리 증가와 유류비 부담, 어획량 감소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"고 우려했음 - 문제는 변화 속도임 : 독도는 원래 한류와 난류가 교차하는 특수 해역임 : 그만큼 기후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음 : 전문가들은 최근 동해 난류화 속도가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고 분석함 : 바다 수온이 오르면 가장 먼저 어종이 이동함 : 이어 해조류 군락이 무너지고 먹이사슬 구조가 흔들림 : 결국 특정 어종 감소를 넘어 해양 생태계 전체 재편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것임 - 이날 조사에 참여한 다이버들은 여러 차례 입수를 반복하며 독도 해저 생태 변화를 기록했음 : 햇빛이 수면 아래로 길게 내려앉은 오후. 수심 아래에서는 자리돔 떼가 암반 주변을 돌며 움직였고, 부시리 무리는 다시 깊은 바다 쪽으로 사라졌음 : 수면 위 독도는 여전히 고요했음 : 가장 먼저 변한 것은 수온이 아니라, 독도 바다 안에 살던 생물들이었음 ○ 링크 - 독도바다의경고[영남일보, 2026.05.14.]