MB 독도 방문·강제동원 판결, 30년간 한일관계 최대 분기점[한일 여론조사][한국일보, 2024.06.11.]
◎ MB 독도 방문·강제동원 판결, 30년간 한일관계 최대 분기점[한일 여론조사] [한국일보·요미우리 공동여론조사 30년] 독도·과거사 문제 불거질 때마다 / 양국서 한일관계 '좋다' 응답자 급감 역사 갈등 때마다 상대국 신뢰 하락 / 드라마·K팝 '한류' 긍정적 영향 확인 [한국일보, 2024년 6월 11일] ○ 한국일보·요미우리 공동여론조사 30년 - '29% 대 49%.' : 광복 50주년을 맞은 1995년 한국일보가 제휴사인 일본 요미우리신문과 처음으로 실시한 한일 공동 여론조사에서 상대국에 대해 '좋다'고 생각한 한국인과 일본인의 비율임 : 한국인의 일본에 대한 인식은 30년 전이나 지금이나 부정적인 비율이 다수임 : 당시만 해도 일본엔 한국에 대해 '좋다'는 인상을 지닌 사람이 '나쁘다'는 사람보다 많았음 - 변화 기점은 2012년 이명박 대통령의 독도 방문이었음 : 이어 2018년 대법원의 일제강점기 강제동원 손해배상 소송 판결을 계기로 일본인의 한국에 대한 인식은 급격히 악화했음 : 지난해 윤석열 정부 출범 후 한일관계가 개선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만 또 다른 계기가 생기면 흔들릴 수 있는 불안정한 상태임 - 지난 9일 창간 70주년을 맞은 한국일보는 오는 11월 창간 150주년을 맞는 요미우리와 함께 30년째 공동 여론조사를 실시했음 : 이 기간 조사 결과를 되돌아보며 양국 국민의 인식이 변화해 온 과정을 한일관계 전문가인 남기정 서울대 교수(일본연구소 소장)와 함께 분석했음 ◇ 독도·과거사 불거질 때마다 인식 악화 - 1995년 실시한 첫 조사 때부터 올해까지 한번도 빠짐없이 한 공통 질문은 그 시점 한일관계에 대한 인식임 : 주로 과거사 문제와 독도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한일 관계가 ‘좋다’는 응답이 크게 줄고 ‘나쁘다’는 응답이 대폭 늘어났음 : 예를 들어 1995년 양국 관계가 '좋다'는 응답은 한국 42.7%, 일본 61%였으나, 일본 정치인의 과거사 망언과 독도 영유권 주장이 이어지자 바로 이듬해 조사에선 각각 18.7%와 37%로 급감했음 : 일본 시마네현이 '다케시마(독도의 일본식 명칭)' 조례를 제정하고 노무현 대통령이 '독도 담화'를 발표한 2005, 2006년엔 한일관계가 '좋다'고 대답한 한국인이 10% 남짓에 불과했음 - 일본인의 한국인에 대한 인식이 가장 극적으로 악화한 계기는 2012년 이명박 대통령의 독도 방문이었음 : 2011년과 2013년 사이 한일관계가 '좋다'고 대답한 일본인 비율은 53%에서 17%로 급감했음 : 2013년 조사에서 이 대통령의 독도 방문에 대해 한국인의 67.0%가 '적절하다'고 봤으나 일본인은 86%가 '부적절하다'고 답했음 : 2014년엔 한일관계가 '좋다'고 답한 일본인이 7%에 불과해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. '나쁘다'(87%)는 역대 최고치였음 - 한국에 대한 일본인의 신뢰도 : 1996~2011년까지는 40~60%대에서 움직였으나 2013년엔 31%, 2014년엔 18%까지 추락했음 : 당시 도쿄 신주쿠의 신오쿠보역 근처 코리아타운엔 혐한 단체가 매일 확성기로 혐오 발언을 쏟아내며 시위를 벌였고, 대형 서점에도 버젓이 혐한 서적 매대가 마련됐음 ◇ 일본 아베 정권 때 인식 급격 악화 - 한일관계가 급격히 악화한 두 번째 계기는 2018년 10월 한국 대법원의 강제동원 배상 판결이었음 : 일본 피고 기업이 피해자에게 배상할 것을 명하자, 당시 아베 신조 정권은 "한국은 국제법을 어기는 나라"라며 연일 비난했음 : 급기야 이듬해 여름 반도체 소재 수출 규제 등 경제 보복을 감행했음 : 한국인은 '노재팬(No Japan)' 운동으로 답했음 - 2020년 5월 조사에서 한일관계가 '좋다'고 답한 한국인은 6.1%에 불과해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음 : '나쁘다'는 응답은 90.3%로 역대 최고였음 : 일본인은 이명박 대통령의 독도 방문 때, 한국인은 일본의 경제 보복 때 가장 큰 충격을 받은 셈임 - 지난 30년 한일관계는 과거사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크게 흔들렸음 - 남 교수 : 지금 개선되고 있는 한일관계도 과거사 문제로 언제 다시 흔들릴지 모른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며 "관계 개선 자체만을 목적으로 삼아 역사 문제는 어물쩍 봉합해 버리려 해선 안 된다"고 강조했음 : "한국의 일본에 대한 신뢰도가 조금씩 높아지고는 있지만 관계 개선이 진행된 올해(28.7%)도 신뢰도는 30%가 채 되지 않는다"고 지적했음 : 일본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이 여전한 가운데 역사 문제를 계속 제쳐 둔다면 관계 개선의 의미를 국민이 납득하지 못한다는 것임 : "한일 관계 개선 움직임이 앞으로도 지속 가능하기 위해서는 건드리지 못하던 문제도 용기 있게 다뤄야 한다"고 지적했음 - 물론 역사 문제를 제기하는 건 일본 사회의 보수화로 인해 쉽지 않은 일임 : 올해 조사에서 '역사 문제로 이견이 있더라도 우호 관계를 강화하는 것이 좋다'는 의견이 양국 모두 절반에 가까웠다는 데서 희망을 찾을 수 있다고 남 교수는 덧붙였음 ◇ 한류, 일본에 '한국 긍정 이미지' 퍼뜨려 - 30년간 지속된 공동조사에선 한일관계의 굴곡 속에서도 한국 드라마나 K팝 등 '한류'가 미친 긍정적 영향도 드러남 : 2003년 드라마 겨울연가가 일본 공영방송 NHK의 전파를 타면서 시작된 한류는 2005년 드라마 대장금의 폭발적 인기로 더욱 확산됐음 : 비슷한 시기 아이돌 그룹 동방신기와 카라가 일본에 '2차 한류'를 몰고 왔음 : 2007년 한일관계가 '좋다'고 답한 일본인은 73%로 역대 최고였음 - 2017년 K팝 그룹 트와이스와 BTS가 일본 진출에서 큰 성공을 거두고 K팝이 일본 10대 소녀를 사로잡으며 '3차 한류'가 시작됐음 : 2018년 강제동원 판결 후 연일 지상파TV에서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비난이 쏟아졌지만 이들 세대는 신경 쓰지 않았음 - 남 교수 : "한일관계 개선이 시작된 지난해와 올해 조사에서 18, 19세 응답자는 다른 세대에 비해 두드러지게 긍정적 응답을 했다“ : "한류 드라마를 좋아하던 중년 여성의 딸 세대"라고 설명했음 - 남 교수는 일본의 30대가 매우 부정적 인식을 갖고 있다는 점도 지적했음 : 일례로 올해 한일관계가 '좋다'는 응답이 다른 모든 세대에서 40~50%대였으나 30대만 34%였음 : 한국에 대한 신뢰도도 다른 세대는 30~40%대였으나 30대만 26%였음 : 남 교수는 이들이 아베 2차 정권 시기에 20대가 되고, 아베 전 총리에 대해 긍정적인 '아베 세대'와 겹쳤을 가능성이 높다고 봤음 : 일본 30대는 한국 정부가 앞으로 잘 눈여겨보고 관리해 나갈 필요가 있는 세대라고 조언했음 ○ 링크 - 한국일보요미우리공동여론조사30년[한국일보, 2024.06.11.]