전국 전쟁·군사박물관 대표들이 독도에 모인 까닭은? [김태훈의 의미 또는 재미][세계일보, 2024.07.20.]
◎ 전국 전쟁·군사박물관 대표들이 독도에 모인 까닭은?[김태훈의 의미 또는 재미] [세계일보, 2024년 7월 20일] ○ 독도는 왜 해군이나 해병대가 아닌 경찰이 주둔하며 섬을 지키느냐고 묻는 이가 더러 있음 - ‘군대를 두면 공연히 일본을 자극할까봐 그렇다’라는 게 답인 줄 아는 사람이 많을 법함 : 우리 땅에 군대를 배치하든 경찰을 배치하든 이웃나라 눈치를 볼 필요가 뭐가 있겠나 : 사실 독도는 1954년부터 70년간 줄곧 경찰이 지키고 있음 : 당시는 한·일이 국교를 정상화하기 전이었고 자연히 양국 관계는 지금보다 훨씬 더 나빴음 : 경비 주체가 군대에서 경찰로 바뀌었다면 모를까 독도에 군대 말고 경찰이 있다고 시비를 걸 일은 아님 - 1954년 이전에는 어땠을까 : 국가보훈부에 따르면 민간인들이 자발적으로 구성한 ‘독도 의용수비대’라는 조직이 독도를 지켰음 : 홍순칠(1929∼1986) 대장을 비롯해 총 33명의 대원이 있었다고 해서 곧잘 ‘33인의 영웅’으로 불림 : 이들은 6·25전쟁 기간 일본 어선과 순시선 등이 수시로 독도 근해에 출몰하는 것에 격분해 수비대를 조직했다고 함 : 무기와 각종 장비는 사비를 들여 장만했음 : 그들이 독도에 상륙한 것은 전쟁 말기인 1953년 4월 20일이었음 : 식수조차 구할 길 없는 독도에서 온갖 고초를 겪으면서도 일본 선박들이 우리 영해를 침범하는지 눈을 부릅뜨고 감시했음 - 이후 독도 경비 임무가 경찰에 맡겨지자 수비대는 그들이 쓰던 장비 전부를 경찰에 인계한 뒤 섬을 떠났음 : 나라가 할 일을 개인들이 자기 돈 쓰고 고생까지 해가며 떠안은 셈임 : 1966년 박정희정부가 홍순칠 대장에게 근무공로훈장을, 그 휘하 대원 11명에겐 방위포장을 각각 수여한 것은 당연한 조치였음 : 김영삼정부 시절인 1996년 이미 고인이 된 홍 대장에게 보국훈장 삼일장이, 나머지 대원들에겐 보국훈장 광복장이 각각 추서됐음 : 이들의 업적에 대해 보훈부는 “자발적인 국토 수호 의지로 독도에 대한 우리 영토 주권을 단절 없이 지켜내는 토대를 마련했다”고 평가함 - 33인의 영웅을 기리고자 2017년 독도와 가까운 울릉도에 독도의용수비대기념관이 들어섰음 : 이곳에서 지난 16∼18일 사흘간 ‘전쟁·군사박물관 협력망 워크숍’이 열렸음 : 이 협력망에는 전쟁·군사를 주제로 한 전국의 박물관 및 기념관 54곳이 참여 중임 : 서울 용산 전쟁기념관의 운영 주체인 전쟁기념사업회가 협력망을 주도하고 있음 : 해군사관학교박물관, 경찰박물관, 육군박물관, 칠곡호국평화기념관 등이 참여한 이번 워크숍에선 국내 전쟁·군사박물관의 미래 발전 방향을 논의했음 - 백승주 전쟁기념사업회장 등 워크숍 참가자들이 직접 독도를 방문한 것도 뜻깊은 일이 아닐 수 없음 : 하늘에 있는 홍순칠 대장 등 33인 또한 기뻐했을 것만 같음 ○ 링크 - 전국전쟁군사박물관대표들이독도에모임[세계일보, 2024.07.20.]