[동포의 창] "한인 이민 여성들의 땀과 눈물, 뉴저지서 역사가 됐어요"[연합뉴스, 2026.06.12.]
◎ [동포의 창] "한인 이민 여성들의 땀과 눈물, 뉴저지서 역사가 됐어요" 훈민문화재단 원혜경 이사장, 35년 재외동포 교육·문화·봉사 외길 이민 1세대 여성 80명 초상 기록부터 독도교육·노숙인 지원까지 [연합뉴스, 2026년 6월 12일] ○ 미국 뉴저지에서 35년째 한국어와 한국 문화를 가르쳐 온 훈민문화재단 원혜경(66) 이사장 - 12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 : 최근 미주 이민 1세 한인 여성 사업가 80명 초상 사진전을 개최한 배경을 이렇게 말했음 : "언어 장벽을 넘어 열심히 살아온 한인 여성들의 삶을 기록으로 남기고 싶었습니다. 한 장의 초상에는 수십 년의 도전과 사랑, 이민의 역사가 담겨 있습니다." - 원혜경 이사장 :교육과 문화, 봉사를 아우르며 미주 한인사회의 구석구석에서 활동해 옴 : 최근 방한해 오는 19일 통일부 제25기 평화통일교육위원 출범식 참석과 미주 한인 여성 사업가 초상 사진집 출판 협의 등 빡빡한 일정을 소화하고 있음 - 원 이사장이 최근 가장 심혈을 기울인 사업은 사진작가 박준과 2년 2개월에 걸쳐 진행한 '미주 이민 1세대 한인 여성 사업가 초상 프로젝트'임 : 그는 디렉터를 맡아 한인 여성 사업가 80명을 섭외하고 촬영을 이끌었음 : "그날 하루만큼은 최고의 날을 만들어드리고 싶었어요. 언어 장벽부터 사업 운영까지, 열심히 살아온 분들에게 위로를 드리고 기록으로 남기자는 게 취지였죠." : 참여자들은 드레스와 전문 메이크업을 갖추고 렌즈 앞에 섰고, 작품은 지난 5월 28∼31일 맨해튼에서 전시됐음 : 사진집은 오는 9월 출간될 예정임 - 앞서 지난 2월에는 뉴저지에서 윤동주 시인 서거 79주기 추모 공연을 성황리에 마쳤음 : 원 이사장은 재미동포 음악인들로 구성된 밴드 '눈 오는 지도' 후원회장을 맡고 있음 : 이 밴드는 2005년부터 윤동주 시인의 시에 곡을 붙여 노래하며 미국, 일본, 중국 등 전 세계에 시인의 정신을 알려왔음 : 원 이사장은 이들의 취지에 공감해 매년 추모 공연이 지속되도록 물심양면 지원하고 있음 - 원 이사장은 캐나다 유학 이후 대한성공회 신부인 남편의 발령으로 미국에 정착했음 : 뉴저지 성베드로 한인 성공회 교회가 운영하는 한글학교 교사로 시작해 교장까지 지냈고, 교회 내 학교의 한계를 느껴 독립해 학교를 설립했음 : 처음에는 '세종학당'으로 운영했으나, '훈민학당'으로 이름을 바꿨음 : 훈민학당으로만 18년, 이전 교회학교까지 합산하면 꼬박 35년임 : 오는 7월 23~25일 재미한국학교협의회(NAKS) 제44회 학술대회 및 총회에서 장기근속상을 수상할 예정임 - 훈민학당은 한국어 교육을 넘어 다양한 문화 프로그램을 운영함 : 2003년부터 이어온 독도 교육이 대표적이다. 학생들은 독도 경비대원에게 위문편지와 위문품을 보내고, 경비대원들이 답장과 사진으로 화답하면 이를 학교 게시판에 게시해 공유함 - 원 이사장 : "독도 OX 퀴즈도 학생들이 문제를 내고 진행도 맡긴다"며 "모든 교육 프로그램을 아이들이 스스로 참여하는 방식으로 운영한다"고 했음 : 이 공로로 2017년 경북도지사상을 수상했음 - 맨해튼 거리 축제에서는 학생들이 직접 독도 부채와 영문 홍보 책자를 들고 나가 외국인들에게 배포함 : "예전에는 아주 생소해하던 외국인들이 요즘엔 독도를 알고 반응해요. K-문화의 위상이 이 정도로 달라졌구나, 소름이 돋을 정도예요." : 한국어능력시험 응시자 중 외국인 비율이 한국인을 넘어선 현실을 직접 목격해 온 만큼, 원 이사장의 목소리에는 깊은 감회가 묻어났음 - 윤동주 시 쓰기·낭송 대회도 훈민학당의 자랑임 : 단순 암송이 아니라 직접 시를 창작하게 하며, 한국어뿐 아니라 영어로도 쓸 수 있음 : "주말 한국학교는 언어 습득에만 시간을 쏟다 보니 정서적인 부분이 빈약해요. 그래서 시 낭송과 시 쓰기를 강조하죠." : 학생들이 직접 쓴 시는 시화집으로 엮고, 매년 2월 열리는 윤동주 추모 공연 무대에도 오름 - 이민자들의 문화적 갈증을 채우기 위해 2020년 무대 시설을 갖춘 문화공간 '엠사이드'를 뉴저지 버겐필드에 조성했음 - 최근 훈민학당과 엠사이드, 윤동주 공연을 아우르는 '훈민문화재단'을 출범시켜 활동을 체계화했음 : 교육과 문화만이 전부가 아님 : 원 이사장은 3년째 뉴욕·뉴저지 한인 노숙인 센터 이사장을 연임하고 있음 : 뉴욕에는 여성센터, 뉴저지에는 남성센터를 각각 운영하며, 두 곳 합산 상시 입소 인원은 20명 안팎임 : "처음부터 중독자였던 게 아니에요. 주거를 잃는 순간부터 거리로 나가고, 그때부터 알코올이든 약물이든 중독이 시작됩니다." - 원 이사장은 한인 정치력 신장을 위해서도 오랫동안 발로 뛰었음 : 앤디 김 상원의원 후원회장을 수차례 맡으며 한인 커뮤니티를 결집시켰음 : 미국 선거법상 개인별 후원 한도가 정해져 있어 팀을 구성해 분담하는 방식으로 후원금을 모았음 : "앤디 김을 상원의원으로 만들기 위해 우리 한인들이 정말 엄청 열심히 뛰었다"고 회고했음 - 그는 차세대 한인 지도자들이 한국어를 제대로 구사해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음 : "미국에서 태어났어도 부모가 어떻게 가르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"면서, 노력 끝에 역사 전문 용어까지 익힌 찰스 윤 전 뉴욕한인회장을 긍정적 사례로 꼽았음 - 원 이사장이 무급으로 학교를 운영하는 데는 개인적 사연이 있음 : 40대에 암 투병을 겪고 난 뒤 "노후 자금을 쌓기보다 유익한 일에 쓰자"고 결심했다고 함 - 이후 훈민학당 운영과 독도 교육, 윤동주 문화사업, 미주 한인 여성 기록 프로젝트, 노숙인 지원 활동까지. 그는 한국어와 한국 문화를 매개로 한인사회를 잇는 또 하나의 '민간 외교'를 이어가고 있음 ○ 링크 - 훈민문화재단원혜경이사장[연합뉴스, 2026.06.12.]